영화 할인권 2차, 지갑은 가볍게 마음은 무겁게 채운 극장의 밤

한동안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뜸했다.

마음 한편에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은 쌓여갔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는 망설여지는 날들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영화 할인권' 소식을 들었고, 그 작은 계기가 나를 다시 스크린 앞으로 이끌었다.

오랜만에 찾은 영화관에서 느꼈던 작은 감상과, 할인권 한 장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해 조용히 기록해 본다.

텅 비었던 극장가에 찾아온 뜻밖의 온기

평일 저녁의 극장가라고는 믿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고소한 팝콘 냄새, 상영관 입구를 알리는 직원의 활기찬 목소리까지.

코로나19 이후 한산함이 익숙해졌던 공간이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에 괜히 마음이 들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정부의 6,000원 할인권 덕분에 관객이 더욱 몰린다고 하더라.

실제로 할인권이 배포된 후 관객 수와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정책브리핑 기사를 보니, 나만 이런 온기를 느낀 것은 아니었구나 싶었다.

한때는 우리 곁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극장이,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힘을 되찾고 있었다.

어두운 상영관 안에서 스크린의 불빛을 함께 바라보는 사람들의 실루엣을 보며, 문득 안도감이 들었다.

할인권 한 장이 불러온 나비효과, 지갑과 마음을 열다

영화를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극장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영화 싸게 봤으니 저녁은 좀 더 맛있는 걸로 먹을까?"

아마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 할인권이 극장가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순히 영화표 값을 아끼는 것을 넘어, 그 여유가 다른 소비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극장을 떠났던 관객들의 복귀다.

할인권 시행 후 관객 10명 중 3명이 1년 만에 극장을 다시 찾은 사람들이라는 데이터를 접했을 때, 이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잊고 있던 극장의 즐거움을 다시 떠올린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의도했던 선순환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할인을 넘어, '함께'라는 경험을 되찾다

OTT 서비스가 아무리 발전해도 극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그건 '경험의 공유'에 있을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스크린을 보며, 함께 웃고 함께 눈물 흘리는 그 순간의 유대감 말이다.

한정판 포스터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MZ세대의 모습에서, 나는 손에 잡히는 경험에 대한 갈증을 보았다.

디지털 세상이 줄 수 없는 아날로그적 '물성 매력'이 사람들을 다시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번 할인권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해 준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옆자리에서 들려오던 작은 감탄사와 웃음소리가 그날따라 정겹게 느껴졌다.

이러한 관객 수의 회복세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일별 박스오피스 데이터로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2차 배포 소식, 그리고 남겨진 생각들

1차로 발행된 450만 장의 할인권 중 절반 이상이 소진되었고, 곧이어 2차 배포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결제 선착순 방식으로 운영되어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정부의 지원이 어려움에 처한 영화 산업에 회복의 촉매제가 되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여러 주요 언론에서도 이번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었다.

다만 마음 한편으로는, 언제까지나 이런 지원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생각도 스친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관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좋은 영화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또 극장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할인권 없이도 극장가는 지금의 온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이번 주말에는 2차로 받을 할인권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나러 가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다.

영화 할인권, 자주 묻는 질문들

Q. 영화 할인권은 어떤 혜택인가요?

A. 정부가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정책으로, 1인당 6,000원의 영화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입니다.

Q. 2차 배포는 언제부터,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A. 9월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됩니다. 별도의 신청 없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 앱과 홈페이지의 회원 쿠폰함에 1인 2매씩 자동으로 발급되며, 결제 시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1차 때 할인권을 받았어도 또 받을 수 있나요?

A. 네, 1차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2차 배포 할인권을 새로 받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Q. 독립·예술영화관에서도 사용이 가능한가요?

A. 네, 멀티플렉스뿐만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작은영화관 등 다양한 형태의 영화관에서도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